[썰] 우유배달 알바생의 소소한(?) 에피소드





[ 우유 알바생의 자취방 냉장고 ]










우유배달을 시작한지도 벌써 두달이 넘었다. 



새벽바람은 날로 추워지고 해 뜨는 시각도 점점 늦어지는게 느껴지는 요즘. 여러개의 아르바이트(신문배달, 곱창집서빙, 수입맥주집 빙, 공장 엔진조립, 도시락배달 등) 를 해봤지만 우유 사장님이 단언컨대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다 마음에 들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가 소리없이 제날짜에 입금되는 월급이다. 좋아 동글이 .  수습기간 이런것없이 내가 출근하기 시작한 날(22일)을 시작으로 매달 22일에 꼬꼬박 정확한 돈이 입금되었다. 사실, 지난 도시락배달때도 그렇고 급여문제로 여간 속을 썩였던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에비하면 지금 장님은 1등 사장감이다.







지난 두달 반동안 크고작은 사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번의 난감한 상황을 겪어야했다. 몇가지 썰을 풀어보자면, 음..







한번은 달콤한 잠을 자고있는 중 무언가에의해 깼던걸로 기억한다. 부리나케 시계를 보니 맙소사 5시 10분 ㄷㄷㄷ . 보통 4시반에 집에서 출발하는 나는 그 충격에서 다 벗어나지도 못하고있는데 누군가 집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아무래도 저 소리에 깬 듯 했다. 문을열어보니 사장님이ㄷㄷㄷ  헉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놀람 유령. 내꺼 전화도 꺼있고 안되겠다싶은 사장님이 30분동안 내 집을 찾아다니셨더란다. 얼마나 죄송했는지 도저히 눈을 마주할 수가 없었고 발에 땀이나도록 달려 배달에는 차질없이 그 날 배달을 겨우 마칠 수 있었다.










탑차의 냉동칸 팬이 고장난 날도 있었다. 수리비가 몇십만원이 깨졌다는데, 원인은 우유 포장봉지를 내가 잘 묶지않아 냉동 팬 속으로 비닐이들어간 것. 아 이때도 정말 죽을 맛이었다. 사장보살님은 표정이 굳긴하셨으나 큰 말씀없으셔서 더 죄송스러운 순간이었다.식은땀 유령









차가 시동이 안걸린 사건은 애교다. 두번째 여고의 배달을 마치고 세번째 고등학교로 출발하려는데 아무리 차키를 돌려도 시동이 걸리지않는것이었다. 라이트도 다 나오는걸보니 방전은 아니고 무슨일인가 싶어 근처에 있는 돌로 베터리를 몇대때렸는데 갑자기 시동이 걸리는 천운이 따랐다. 겨우겨우 세번째 학교까지 배달은 마쳤지만 그 학교를 끝으로 다시 시동이 안걸려서 결국 견인을 러 카센터까지 가야했다.









차키를 분실하기도 했다. 분명 있어야할 위치에 차키가 없어서 이곳저곳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키는 나오지않았다. 출근 시간은 지난지 이미 오래. 얼마나 초조했는지 모른다. 결국 최대한 불쌍한 목소리로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울음 유령 사장님이 직접 보조키를 들고 집까지 오셨다. 그 키는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그 외에도 자질구레한 여러 에피소드가 넘치지만 다 쓰진 않겠다.






이제는 일이 완전히 몸에익어 전날밤에 일찍 자기만 한다면 그 다음날에 거의 영향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승모근이 조금씩 상승하는게 걱정이면 걱정이고 제때 먹거리를 넣어주지 않으면 악을쓰는 내 소화기관도 살짝의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리 크게 문제 삼을건 아니다. 몇 가지 문제들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을만한 근무조건이 나를 매일 새벽 4시반에 깨우는 것이므로 아마 당분간은 이 일을 꾸준히 할 것 같다. ( 방학시즌에는 이 일도 쉰다고 한다. 정말 내게 딱맞는 일이다. 방학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있을 것같다.)












가끔 이런 것들을 보면 지혼자 막 기분 좋아져서 과장된 몸짓으로 우유를 옮기기도한다.








다음에는 우유배달 과정 속 숨은 조력자(?)들에 대해 써보려고한다. 


부디 더는 에피소드 없이 평탄한 우유 배달 리듬을 타길 고대해본다.








우유배달의 시작 관련포스팅

http://aziong.tistory.com/131


우유배달 과정 속 숨은 조력자들

http://aziong.tistory.com/140





일상다반사/썰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