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여행] 나 홀로 오사카여행. 첫 해외는 역시 홀로 즉흥으로 떠나야 제맛. 허둥지둥 오사카 출발기.






오사-카. 5/4~5/7.

지난달 오사카 여행 갔던 내용을 하나씩 올려야겠다. 작년 제주무전여행 포스팅과 번갈아가며.

역시 서두는 길다. 뒤로가기 눌러도된다.




어젯밤까지 엄청난 강풍으로 오히려 성한 우산 찾기가 더 힘든 날씨였다. 우유 배달 중에는 빈 우유박스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통에 탑차 한쪽 문짝까지 강풍에 부서져 버렸으면 뭐 말 다했지. 홀딱 젖은 상태로 데굴데굴 구르는 빈우유곽들과 문이 부서져 만들어진 파편들을 주우러 이리저리 헤메는 꼴은 지나가던 누군가 봤더라면 참 볼만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잠시 한국을 벗어나는 그 시작의 날인 오늘은 해만 쨍쨍하다. 날씨운은 잘 맞았다고 생각하며 부산행 버스를 탔다.  





일본을 간다. 일본. 참 갑작스럽고 즉흥적이다. 이번 주 금요일이 임시 공휴일이 됐을음 공표함과 동시에 오사카행 티켓을 끊었다. 수요일 김해공항에서 12시 반 비행기. 3박 4일을 있다가 다시 부산에 나타날 예정이다. 불과 출국 5일 전에 예매한것과 임시공휴일로 황금연휴기가 된 것 치고 저렴하게 끊은 왕복 총 16만원대의 항공비. 부산까지 가야하는게 걸리긴 했지만 전주에선 뭐 어디든 다 비슷하게 걸린다. 그리곤 아무런, 정말 아~무런 계획 하나 하지 않았다. 포켓 와이파이와 첫 날인 오늘 묵을 게스트하우스만 하나 잡은게 다였다. 오사카에 뭐가 있고 뭐가 유명하며 뭐가 맛있고 뭐가 재밌는지 조금도 모른다. 환전? 했을까보냐. 


애초에 어젯 밤까지 일본 여행을 취소할까를 고민했었다. 전주에 캐리어 하나 없기에 룸메 본가에서 늦은 밤 11시에 캐리어를 빌려서 그제서야 짐을 싸기 시작했으니 뭐, 즉흥을 넘어선 내 신변에 대한 무책임이라고까지 말할 수 도 있겠다. 졸업작품에 대한 무책임함과 팀원들에 대한 미안함, 하던 공부들, 해외여행 자체가 처음인 것이며, 홀로 여행하는 것, 여행 계획에 대한 귀찮음 등의 총체적인 발목잡이들이 즉흥적으로 잡았던 여행을 떠나기 전날 저녁까지 취소 갈등을 빚었던 것. 그렇지만 결국은 떠나자는쪽으로 기운 이유는 근래들어 뒤죽박죽이고 의미없던 일상을, 중심을 잃고 일정 원의 궤도를 벗어난 팽이같은 지금으로부터 나를 구제할 수 있지 않을까해서였다. 좌우로 심하게 흔들거려도 다시금 탄력받고 쉼없이 돌게끔. 오사카는 팽이채가 되어주길 바라며 말이다.




부산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핸드폰으로 오사카 여행지를 검색해 보았다. 엄청엄청 많고 감도 안잡혔다. 주유패스? 무슨패스? 교통권이 잘되있어 패스 시리즈가 참 많은가본데 버스나 전철 무료에 몇 여행지 및 박물관 이용이 무료랜다. 한국에서 준비하는게 저렴하지만 애초에 일본행 티켓자체를 출국 5일전에 끊은 나는 시도도 못해볼 것이었다. 교환권을 배송받아야 하기에 최소 5일 전에 구매했어야한다나 뭐라나. 덕분에 일본 간사이 공항 가서 물어물어 사던가 해야 할 듯 했다. 아니 어디어디 갈지 하나도 정하지않았으니 무의미하려나. 일본어는 스고이, 야빠리, 사스가 말고는 안녕 같은 인사조차 모르는 내게 엄청난 시련을 맞닥뜨릴 간사이 공항이 지금도 빠르게 다가오고있었다..고 생각했으나 버스 이동 도중 난데없이 도착한 이스타항공 비행기 지연소식에 1교시 수업도 제끼고 부리나케 달려온 수고가 무색해져버렸다.





부산 서부터미널



수차례의 해드뱅잉 후 도착한 부산 서부 터미널. 터미널 내에 있는 다이소에 가서 110V로 코드를 변환할 수 있는 돼지코 두개짜리를 샀다. 터미널에서 나와 인근 국민은행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부산쪽은 어제와 비슷하게 강풍이 불고있었다. 덕분에 머리는 산발에 더울거라 예상하며 입었던 반팔 옷은 지나가는 수 많은 사람들 중 나를 돋보이게 했다. 국민은행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5만엔을 환전하고나니 그제서야 일본에 가는 실감이 났다. 환전해주시는 은행 직원은 웬지 내 말투를 듣고는 웃는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길을 가르쳐주던 상인분도, 다이소의 직원분도 알수없는 미소를 띄었었다. 사투리가 없어서 그런가 했다. 지나가면서 들리는 대부분의 대화는 사투리 냄새가 진하게 베어있었고 나는 쉽게 적응하기 힘들었다.  



실제로는 거의 필요 없었다.


5만엔 환전



김해공항으로 가는 전철을 타러 부지런히 움직였다. 가는길에 실버 통역단이라고 어르신들께서 직접 외국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해 길도 알려주시고 여러 편의 시설도 설명해주시는걸 보았다. 어르신들도 즐겁게 봉사하시는 것처럼 보였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도 만들어 줄 수 있는 보기 좋은 그림이었다. 얼른 찰칵 찍고 다시 움직이기. 김해공항은 부산 서부터미널과 전철로 몇 정거장이면 도착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출국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먼저 도착 해버렸다. 



  


멋쟁이 실버 통역단 봉사자님들


김해 공항에 도착 해서 가장 먼저 포켓와이파이 단말기를 수령 받았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서점에서 오사카 여행 관련 책을 하나 샀다. 잘 안 볼거라는걸 잘 알지만 이거라도 있어야 내 마음속 불안의 안개를 조금이라도 걷혀줄 안개등이 되줄 것 같았다. 이스타항공 라인에 가서 탑승권 확인을 받는데.. 워워- 지연이 될거라 한다. 원래 출발 시간보다 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단다. 감히 식권 따위로 잘도 나를 위로하려나본데, 감사히 맛있게 먹어주지. 흥.




든든...한거 맞지? 




의자 하나를 차지하고 오사카 관련 여행 정보를 급하게 습득습득. 간간이 졸기도 하고 지금 이 포스팅 첫 부분을 쓰기도 하면서 시간이 흘렀다. 이쯤하고 밥먹으러 가야지 싶어 이스타 승무원에게 추천 받았던 한식집에 갔다. 깔끔하니 좋았다. 8천원까지 쓸 수 있었지만 내 돈 2천원을 더 얹어 만원짜리 육계장을 시켰다. 맛은 낫 베드.





강추가 아닌 그나마 제일 낫다는 승무원의 귀띔.


메추리알이 제일 맛있다.




호로록 먹고 화장실 가서 이를 닦고 난 뒤 다시 이스타 항공쪽으로 가보았다. 승무원의 수백, 수천번 단련된듯한 안타까운 표정으로 두시간 더 연착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소식. 이미 식권을 받았는데도 한 개 더 쥐어주더라. 이제 배도 부르단말이다. 이런거로 안넘어감. 별 수가 있나. 다시 같은자리에 앉아 총 4시간을 보내야 했다. 


헤드뱅잉 몇 차례가 이어지고. 잠결에 시간을 확인해보니 맙소사. 출국 시간 불과 10분 전. 헉! 달려야 한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수 없어. 게이트까지 죽어라 뛰고 이미 줄 서있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앞으로 전진. 다급해보이는 날 본 관계자분께서 상황을 눈치 채고는 급하게 이스타 항공 직원을 무전기로 호출한다. 급하게 달려온 여성 승무원은 나와 함께 수속을 마치고 달려주었다. 어찌나 미안하고 당황했는지. 비행기에 올라타는 길에 바람에 좌석 써있는 티켓도 날아가버렸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짧은 시간안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 (근데 이런적이 처음이 아니다. 돌아올때도 이런다. 병인듯)


자리에 착석하니까 그제서야 마음이 좀 놓인다. 그제서야 실감난다. 한국을 뜨다니 맙소사.




G2는 담을 수 없습니다.




작성해야 할 것들을 다 작성할 때쯤 이미 일본 상공을 날고 있었다. 뭐가 그리 급하신지 한국인 동무분들. 도착하기가 무섭게 달리기 시작한다. 아 이것이 말로만 듣던 한국인 가려내기 첫 단계인가. 입국 심사를 조금이라도 빨리 받고싶어 저러는 모양인데 나는 절대...뛰고보자. 군중심리 무섭다. 생각보다 너무 싱겁게 심사를 마치고 일본을 활보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해야할게 뭐라고 했더라.. 맞다. 인포메이션 가서 주유패스 끊기. 주유패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나처럼 무계획으로 온 사람에겐 동앗줄이나 다름 없을것 같아 일단 사기로했다. 하루권과 이틀권 중 뭘 살까 고민하다가 나중에 후회하는것보다 돈을 조금 더 쓰는게 낫겠다 싶어 이틀권을 샀다. 주유패스 구매때문에 처음 대화하게된 일본인 여성. 한국말 잘하고 친절했다. 아니, 영어를 잘했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주유패스 겟. 




주유패스 이렇게 생김.


여기가 인ㅍ포메이션 센터




어디서 또 본건 있어서 조금이라도 빨리가려거든 '라피트' 라는 열차를 타라기에 열심히 찾았다. 가야할 역은 난바역. 라피트 승차권은 한국에서 미리 구입해가시는 분들도 있다고하지만 난 다 몸통박치기다. 효과는 뛰어났다. 어렵지않게 라피트 승차권도 구매했고 바로 오는 라피트를 탈 수 있었다. 내부는 깔끔하고 쾌적했다. 탄 사람들 대다수가 한국인인것같았다.



승차권 사게 생겼자늠?


이건 그냥 전철


이게 라피트


라피트 승차권이라네



어서와. 셀카는 처음이지? 



난바역에 도착하고 보니 8시가 다되어갔다. 저녁도 먹지못해 배가 고팠지만 숙소를 찾아가는게 급선무였다. 한인게스트 하우스에 예약을했기에 주인 아주머니께 들었던 길 설명을 되뇌여가며 일본 길거리로 나왔다. 사람이 미어터졌다. 엄청난 네온사인과 서로 대결하는듯한 3D 입체 모형의 간판들. 두드러지는 일본 남성들의 헤어스타일. 눈이 수시로 사방을 훑었다.



시간 보소


 




버스킹 공연이 있었다.



게 먹고싶음



도톤보리를 따라 흐르는 


싸이형님 여기도 행사뛰시네



유명한 거리인 도톤보리를 통과하려니 사람에 여러번 치일뻔했다. 일본인들은 일본인같은 느낌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헤어스타일이나 화장, 옷 등에서 구별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겨우겨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잘 찾아왔다며 게스트하우스 규칙과 방을 배정해주고 쿨하게 사라지셨다. 나는 짐을 내리고 배가고파 홀로 밖으로 나섰다.



  보통 준비하는 교통수단 주유패스도, 교토에서 사용하는 버스 패스나 꼭 가보고싶은 곳도 하나 준비 없이 일단 움직이고 본 오사카여행. 일본어는 조금도 할줄 모르고(사실 스미마셍과 아리가또만 알면 된다), 의지할 여행동료 하나 없이 기대 30 걱정, 두려움 70 안고 무작정 부딪히게되었다. 앞으로 나오겠지만 고마운 사람들도 만나고, 아직까지 톡방이 시끌시끌하고 번개가 난무하는 오사카 패밀리도 하나 생기고. 나름 즐겁게 다녀온 오사카 여행 포스팅은 다음에 이어서 하겠다.




다음편 사진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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