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중국 실크로드 여정. 시작은 산뜻하게! 서안. 종루. 팔로군 기념관. 회족거리.






 중국어 공부를 개인적으로 해봤다는 이유로 지난학기에 수강 신청하게된 초급 중국어 수업. 초급 중국어 교수님은 여름 방학 기간 내에 학교 측 지원을 받아 일부 학생들과 함께 중국 실크로드 여정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을 소개 해 주셨다. 실크로드의 시작점 서안에서 시작하여 천수,난주,가욕관을 거쳐 돈황과 트루판 우루무치를 찍고 오는 코스. 내겐 너무 매혹적인 이야기. 놓치지 않을거에요. 신청서 작성과 면접을 거쳐 실크로드 길을 함께 떠나게 된 스무명 남짓한 팀원들. 운이 좋게도 그 구성원으로 합류하여 12일간 실크로드 여정에 함께하게 되었다. 


 낮부터 미리미리 여행 용품을 구비하고 짐을 부지런히 쌌다. 부피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옷들을 돌돌 말아 고무줄로 고정 시키고 사고 싶었던 샤오미 멀티탭도 실크로드 탐방을 핑계 삼아 질렀기에 그것도 야무지게 챙겼다. 평소에 모아둔 고무줄이 큰 도움 되었다. 누구한테 들었던 팁인데 요긴함. 


빵 봉지 묶는 철사는 생각보다 쓸데가 없네


왼쪽 배낭.


 집합 시간은 새벽 3시 반이었다. 인천 공항에서 아침 비행기를 타야했기 때문. 밤을 샜다. 어떤 설레임에 잠이 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칫 누워 있다가 잠 들었다가는 시간 안에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사막을 비롯한 40도를 넘는 고온의 날씨를 견디기 위해선 가리고 또 가리는게 최선. 떠난다는 두근거림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괜시리 중국에서의 복장도 미리 입어보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날을 위해 신발도 늘어나는 소재로 만들어진 락스프링 신을 하나 사놨었다. 혼자 신났다. 무슨 의식처럼 목욕 재개를 하고 가방도 몇 번이나 매어 보았다. 엄홍길 대장님 코스프레. 놓고 가는 것이 없는지 재차 확인 또 확인. 자, 출발!


얼마나 설레하는지 알겠니.

고고!


 팀원들은 전원 무사 집합하여 순조롭게 출발 할 수 있었다. 새벽 시간인 만큼 차 막힘이 없어 두 시간 반 만에 인천 공항에 도착 했다. 내게 개인적으로 주어졌던 우유 사오기 임무에서 약간의 헤프닝이 있었지만 그 밖의 출국 절차라든가는 순조로웠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사전에 구매하여 인도 예정 되어있던 선글라스를 가장 먼저 인도 받았다. 팀원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있다가 출국 게이트에 제 시간에 모였다.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하고나니 그제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지면을 달리던 비행기가 붕 뜨기 시작하는 순간. 나는 온갖 기대구름으로 같이 떠올랐다.


아직까진 살짝 서먹.



 인천공항에서 중국 서안까지 가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형일게 분명하다 생각했던 뜻밖의 동생과 여러 얘기를 나누다 졸다가 하다보니 시안에 도착했다. 실크로드의 시작점이자 5000년의 역사와 함께 과거의 중국 수도였던 시안. 도착 시간은 12시 반. 상당히 낯선 한자 표지판들.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독특한 것들이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입국 심사를 마치고 우리 실크로드 팀은 가장 먼저 공항 내에 위치한 중식 식당으로 향했다. 


이제야 좀 중국같다.


 한 곳에 캐리어와 가방을 잔뜩 모아 놓고는 원형 돌림판이 달린 탁자에 나란히 앉았다. 국정원이 생각나는 테이블. 군 운전병 당시 국정원 파견갔던 며칠동안 매끼를 국정원 내부에 있는 중식당에서 해결해야 했고 그 중식당의 테이블이 이랬었다. 유리로된 중간의 원형 돌림판 위에 한 두 접시씩 놓여지는 음식들. 하나하나 나오는 음식을 신기해하며 '저 음식은 어서 내 앞으로 돌려졌으면 좋겠다'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을때쯤 돌림판 위에 음식이 가득 차버렸다. 역시 중국 스케일. 먹는것에서부터 다르다. 초급중국어 수업에서 교수님이 해주셨던 설명 중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음식을 싹싹 긁어먹으면 좋지 않게(없어 보이거나 예의가 아니라는)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던게 떠올랐다. 음식들 대다수가 낯선 비주얼들이다. 목이 버섯과 정체 모를 고기 음식. 야채 음식. 밥은 큰 볼에 한 가득 나왔다. 면 요리는 맛이 안느껴지고, 대체로 독특하고 자극적인 향. 상당수가 짰지만 나름 맛있었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돼지 귀요리, 두부요리도 기억난다. 중국에 막 들어와서 눈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처음 접하는 순간이었다. 차 문화가 발달하여 어디서나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나라. 중국.





차-



 다 먹고 야무지게 양치질까지 하고 나오니 팀원들이 전원 식당 밖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공항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에 가려는 참이었다. 공항 밖으로 벗어났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탁 트인 시야. 맑았고 생각했던것보다 덥지 않은 쾌적한 날씨에 아직은 한국과 별 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무지게 찍어야지.




 단체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맨 뒷좌석쯤을 선점했다. 버스 안에서 보이는 밖의 중국 풍경에 눈이 휙휙 돌아간다. 초록색의 택시들이 보였고 중국 대표 색인 빨간색 차들도 어렵지 않게 여러번 목격할 수 있었다. 참 신기하고 대단한것은 대다수 운전자들의 머리 들이밀고 보기 운전 방식. 차선이란 것의 개념이 없는 듯한 교통질서였다. 틈이 보이면 밀어 넣고 본다. 그 수준이 한국의 서울,부산은 신사로 보일 정도. 브레이크를 참 잘 사용한다. 들이 밀고, 눈치보고, 멈추고. 앞에서 옆에서 차가 가고있건 말건 일단 머리 넣기. 충격 그 자체다. 로터리에서는 더 가관이다. 나중에 가서는 마치 이 뒤엉키는 차들이, 무질서 속의 질서로 보이며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곳 이륜 삼륜 사륜 자동차들의 경적소리 또한 우리와 많이 달랐다. 지나치게 컸고 짜증이 일정도로 요란했다. 사람이 워낙 많은 중국에서 그 인파들을 뚫고 지나가려거든 엄청난 경적이 필요했던 것 같다. 덕분에 인파가 몰린 곳은 마치 귀를 큣대로 쿡쿡 찌르는듯한 날카로운 경적음을 연사 리볼버를 당기듯 눌러대 내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내곤 했었다. 익숙치 않은 소음이었기에 순간순간 내 짜증 수치를 올리는 이유로 큰 몫을 했던 것 중 하나였다. 




 버스에서 약 한시간을 보냈다. 차 안에서 가이드분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시안은 73명 황제의 73개 무덤이 있는 곳. 13개 왕조의 도읍이며 시진핑의 고향이라고. 우리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팔로군 기념관 이었다. 팔로군은 모택동의 부대. 등소평과 모택동의 회의실 사무실 등이 위치해 있는 곳이라고. 다시 듣게되는 모택동과 등소평의 활약상과 원형으로 된 문이 인상적이었다. 


버스는 쾌적하고 편했다.


시안성


팔로군 기념관








 버스에 탑승하여 다시 이동하기 시작한다. 시안 성벽을 통과할때는 내가 TV로만 보던 그 벽을 지나가고 있다는게 쉽게 실감나지 않았다. 그리고 향한 곳은 회족거리. 회족들이 모여있는 거리로 여러 좌판들과 먹거리가 가득한 곳. 사람들이 항상 많고 소매치기도 역시나 많다고. 겁은 잔뜩 먹은 나는 지갑과 여권을 들고있는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가이드분의 지시에 따라 조별 단위로 한쪽 끝에서 반대편 직선 거리 끝까지 자유롭게 체험해보며 정해진 시간 내에 모이기로. 낮이었음에도 많은 인파들. 점점 의식도 안하게 되는 어깨빵. 역시나 시끄러운 이륜바이크 경적소리. 도데체 이런 곳에 왜 바이크를 타고 오는거야. 진한 향신료 냄새. 신기한 갖가지 음식들. 면을 뽑으려는 것인지 길게 밀가루 반죽을 늘여 빼는 사람들. 꽃게를 고대로 튀긴 꽃게튀김. 파인애플  구운거. 조원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바나나튀김. 중국식 햄버거. 비주얼도 냄새도 좋은 그나마 낯이 익은 양꼬치. 내 돈으로 처음 사 먹어본건 양꼬치였다. 어쭙잖은 중국어 실력으로 (사실 숫자만 알면 되지만) 가격을 알아본다. 혹여 타국 사람이라고 가격을 후려치진 않을까 여러집에 물어보지만 대다수가 통일했는듯 외치는 시 콰이. 10위안. 꼬치는 붉은색 나무를 잘라 만들었다. 양꼬치 맛은 상당히 좋았다. 조원들과 나눠 먹으며 앞으로 쭉쭉 이동. 조원이 샀던 바나나 튀김도 맛보고 한 중국식 햄버거 노점은 사람이 꽤나 줄 서 있기에 호기심에 우리도 따라서다 꼬박 15분이나 기다렸기도했다. 덕분에 약속된 시간에 몇 분 초과하여 도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맛은 그냥 쏘쏘. 15분을 기다릴 정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파인애플 구운거?


꽃게를 그대로 넣어 튀긴듯 했다.

사람 진짜 많았다.

소음의 주범.

육아일체. 고기고기룩.

이게 양꼬치입니다. 여러분.





면뽑는 아자씨.

우리조.


무슨 이유로 이 노점은 이리 사람이 많았던가.

그냥 그랬다.

  


 회족거리 끝에 위치한 고루와 그 옆의 종루 광장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셀카도 열심히 찍었다. 직후 근처에 위치한 만두집으로 향했다. 100년이 넘은 만두집이라고. 인기가 참 많고 비싼 곳이라고 한다. 두당 한국돈 3만원 이상이라고. 만두가 15종류 정도 끊이없이 나왔다. 맛이 있는 것도 있고 보통인 것도 있고. 맛없는건 없었다.(개인적으로) 뭐든 워낙 잘 먹는 타입이라. 같이 먹던 사람들은 많이 입에 못데었던것 같다. 배가 너무 불러서 먹어줄순 없었음. 각양각색이란 말이 딱 어울렸던 갖가지의 만두들이었다.



종루


역시나 돌림판 등장.

크로와상 같았던 만두.


먹물로 했나요?




마지막에 나왔던 콩알만한 만두. 먹는 수에 따라 좋은 의미가 다양하게 있다고.


식사 후 버스가 주차된 곳까지 걸어가는 길. 중국 현지인들의 실생활이 곳곳에서 보였다. 날씨가 더워 웃통을 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고 아무도 이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과일을 정말 많이 팔았고 가격도 상당히 쌌다. 이곳은 밀가루음식을 많이 먹고 주로 면 요리를 많이 먹는다고 한다. 면요리는 아무런 맛이 안느껴지는 맛이라고. 반찬이 간이 쎄고 진해서 그런것 같았다. 





이렇게 야외에서 면요리로 끼니를 해결한다.


 묵게될 호텔로 갔다. 방은 2인 1실. 조장 형님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뭔가 아쉬웠던 우리 조는 짐을 풀고 다시 로비에 모여 호텔을 빠져나왔다. 두근두근 진짜(?) 여행. 밖은 이미 어둑해졌다. 더위에 밖으로 나와서 부채질을 여신 하고 있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낯설고 이색적인 거리. 일단 종루로 향해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한쪽에 소위 말하는 롤러장이 있는것을 보고 가까이 가보았다. 클럽 음악 스러운 음악과 신나게 롤러를 타는 젊은이들. 한쪽에선 야외 당구 부스도 있고 참 신기했다. 옆으로 이어져 있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어린이 놀이동산. 회전목마 등의 반짝거리는 놀이기구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놀이동산을 통과후 이어지는 연못과 산책길. 중국 영화에서나 보던 중국 시민들의 체조(?) 하는 광경이 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이곳 신호등은 빨간불과 파란불 대기시간이 숫자로 표시되었다. 괜찮아보였다. 근데 99초는 너무하잖아.


뜬금포로 나타난 롤러장.

클럽분위기.

야외 당구장은 좀 신기했다.


역시나 뜬금포로 나타난 어린이대공원.



중국 영화에서 자주 보았던. 사람들이 모여 체조(?) 같은걸 하는 모습.


 그곳을 빠져나와 다시 종로로 향했다. 조명을 정말 잘 해놓아 낮에 본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던 종로의 모습. 노랗고 붉은 종로는 정말 아름다웠다. 나중에 교수님 말씀으로는 그저 조명빨일 뿐이라셨지만 그 순간만큼은 크게 매혹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린 서안 성벽기준 한 가운데 골목골목을 쑤시고 다녔다. 다시 호텔을 찾겠다는 것이었지만 길이 많이 달라 낯선 야간의 골목들과 조우 할 수 밖에 없었다. 회족 사람들이 자주 보였다. 맛있어 보이는건 가격을 물어보곤 했다. 덕분에 싼 값에 양념된 닭다리도 먹고(참 친절하고 인상 좋았던 아주머니) 복숭아도 몇개 샀다. 닭다리가 4위안 복숭아가 3개에 6위안. 길을 잘 몰라 해맨탓에 겪을 수 있었던 참 재밌는 경험이었다. 뜻밖의 행복이었다. 


신호등 귀엽다.

DQ.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스크림.


조명이 켜진 종루.





하오츠. 정말 싸고 맛있었던 닭요리.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호텔에 도착했다. 이쯤되니 다리가 풀린다는 조원들. 푸시업 할당량을 채우고 샤워 후 일지를 쓰다가 잠이 들었다. 한 가지 덧붙여서 말하자면, 우리 조엔 다른 조와 다르게 중국어를 어느정도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았다. 덕분에 정말 개미 눈곱만큼의 실력을 가진 내가 나서는 분위기가 되었고 이는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어 실력의 부족과 필요성을 많이 느낄 수 있었고, 직접 피부로 와닿는 낯선 문화와의 접점 스타트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경험이었다. 



예고 사진







동아시아 여행/중국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