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 전북대 구정문 고깃집. 청양농장. 김치찜.






 엄마, 배고파. 밥먹으러 가자는 말에도. 아휴.. 세상에! 이것좀 봐라. 이 먼지를 너가 다 먹는거야. 어떻게 여기서 생활을 하고..


두어달에 한번씩 부모님께서 대학병원 아버지 검진을 위해 전주에 찾아 오신다. 매번 오전 10시쯤해서 전주에 오시는 두 분. 아버지는 점심시간때쯤 해서 병원 일을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오시고 아버지를 홀로 병원에 보낸 채 내 자취방에 먼저 와계시는 어머니는 매의 눈으로 집안 상태를 확인한다. 아니, 사실 매의 눈까진 필요없다. 두더지 눈으로도 척 보면 우리집 청결 상태가 말이 아님을(물론, 어머님 기준이다) 알 수 있다. 매번 어머니가 집에 오시기전에 나름 열심히 방을 깨끗이 한다지만 본인 마음에는 먼지 하나 절대 용납이 안되시나보다. 먼지를 찾아내는 어머님의 눈은 가히 네티즌 수사대 그 이상이다. 팡팡! 덕분에 대청소는 피할 수 없는 정기행사다.


 겨우 일련의 행사를 마치고 나면 두 분을 모시고 전주 맛집을 찾아 여기저기를 다닌다. 그간 전주 곳곳에서 먹어오고 추천 받아왔던 곳들 중 심사숙고 해서 부모님께 맛 보여드리는게 내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 아버지는 무엇이든 다 맛있게 잘 드시는 편. 어머니는 시래기국집 '시래뜰'과 더불어 전북대 구정문 근처의 '청양농장' 김치찜을 좋아라 하신다. 고깃집인 청양농장은 점심특선으로 저렴한 가격 1인분에 6000원(공기밥 포함가)에 김치찜을 판매한다. 점심시간에만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짭쪼롬 하면서도 달콤한 김치찜의 국물과 부드러운 돼지 살코기, 푹 익힌 김치가 한데 모여 있는 이 곳 김치찜을 퍽 좋아한다. 최근 다시 붉어진 AI로 계란말이 반찬이 빠지긴 했지만 그것을 빼고더라도 반찬이 절대 적지 않다. 양도 부족한적이 없다.  지난번보다 맛이 살짝 변했다고 살짝 시큰둥해지신 어머니지만 난 여전히 맛만 좋았다. 두 분은 우유를 세 보따리를 챙기시고는 돌아가셨다. 난 아무래도 더 만족하실 맛집을 찾기 위해 전주를 또 분주하게 돌아다닐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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