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 Aㅏ無계획. 지르고 보는 대만 홀로 여행기(2)_ 용산사/백원술집/대만놀러왕/예스진지






 황지아 훠궈 클리어! 후식으로 무한으로 먹을 수 있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한 입도 뜨지 않고 그곳을 빠져 나왔지만 그래선 안되는 거였다. 이제 와서 쪼금 후회..  눈웃음님과 동갑 친구는 식사 후 용산사로 갈 예정이라며 순수청년과 내게 동행 여부의 의견을 물었다. 대만에 와서 한거라곤 방금 막 입장하신 훠궈와 아이들과의 조우 뿐이었기에 당연히 콜! 눈웃음님의 진두지휘 하에 어렵지 않게 용산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기 전까진 용산사가 어떤 곳인지 하나도 모른 상태였기에 동행 분들의 얼마 안되는 정보를 참고하려 했지만 역시 그냥 검색이 낫다. 용산사는 불교와 도교를 한꺼번에 품고 있는 장소로 모습도 아름답고 웅장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  


 한밤중이었지만 날씨가 무척 습하고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났다. 진한 향 냄새와 많은 인파가 눈 앞에 나타났다. 그나마 미리 검색해서 얄팍(?)한 무언가를 알고 계시는 눈웃음님께서 우리를 이끌었다. 정보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여러분. 혹은 서치 능력이라도. 한켠에 위치한 매점 같은 곳에서 향을 피울 수 있는 스틱을 한 사람 당 하나씩 무료로 제공한다. 원래 용산사를 돌면서 향을 피울 수 있는 세 군데에 하나씩 향을 피우면서 복을 비는 것이기에 나머지 두 개는 사야 하는 것 같았다. 체험 정도로만 하고 싶었기에 공짜로 받은 한 개만 향을 피워 보기로. 기독교이신 눈웃음님도 우리랑 같이 할 거 다했다. 본받아 많은 것을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됩시다.



향에 불을 붙여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복을 빌고 점괘를 점치고. 


 무언가를 줄줄 외는 사람부터 반달 모양의 나무 조각을 수십 번을 던지는 사람, 끝없이 합장하고 목례 하는 사람까지. 절실함이 가득 느껴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결코 가볍게 행동 할 수는 없었다. 웬만한 체험은 다 해보자는 주의라서 반달 모양 나무 조각도 던져보고 점괘가 적힌 나무 막대도 뽑아 보았다. 점괘를 치는 방법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내 블로그에서 찾을 수 없다. 다른 블로그 참고하세요. 귀찮으니까. 아디오스.


 12번의 점괘 나무 막대를 뽑았다. 해당 함의 점괘 종이를 꺼내면 된다. 친절히 영어로 써 놓은 책도 있기에 누구나 쉽게 뜻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나는 절대 함부로 예상 할 수 있는 그런 위인이 아니다. 그러므로 '헤헷 호스텔 가서 확인해봐야지;;' 하고 급하게 영어 문구를 찍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네 개의 손과 도드라지는 두 개의 발.


두 개가 서로 다른 면을 위로 향해야 한다더군.



12번입니다.


꺼내주


아~ 그렇구나...;;


!!!



 용산사에서 빠져나왔다. 무작정 시먼역 쪽으로 걷다가 맥주 생각에 같이 먹자 제안했다. 해외 나가면 꼭 하는 것 중 하나가 그곳에서 유명한 맥주 먹어보는 것. 다들 그러지 않나요? 다들 더위에 지친 것인지 그리 유쾌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한 명이 앞장서서 그 유명하다는 '100원 술집'에 갔다. 도착하고 보니 내가 머무르는 민더 호스텔과의 거리가 채 100m가 되지 않은 곳이었다. 


 이름만 들어봤지 무엇 때문에 유명한진 모르겠는데 일단 비교적 늦게 까지 가게가 열어 있다는 것은 알게 되었다. 우리가 밤 12시 직전에 가게에서 나왔을 때도 한창 장사가 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100원 술집이라니까 안주가 다 100원인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술이 100원인가? 여하튼 저렴한 느낌의 술집 이름과 다르게 생각보다 돈을 많이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안주 두어개 정도 시키고 술도 많이 안마셨는데 한 사람당 한국 돈 2만원 넘게 썼던 것 같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뭔가 덤탱이를 쓴 것 같기도. 계산원이 실수 했거나. 영수증 확인 좀 잘 할걸.



시먼역 부근이 우리나라의 명동 같은데라던가?


이분이 하프 연주하시는 아주 유명한분이시라는데?


현지인들도 많은 100원 술집.


 그래도 술자리는 나름 즐거웠다. 순수청년의 활약은 그칠줄을 몰랐고. 눈웃음님을 제외하고는 연고가 비슷하게 엮여서 그 공통점으로 쉽게 쉽게 대화가 이어졌다. 그곳이 어디든, 낯선 여행지에서의 만남은 아무리 살았던 곳과 활동 분야, 성격이 다르더라도 당장 함께 발 딛고 있는 '여행' 이라는 공통 분모의 이야깃거리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 18 타이완 비어 맛이 나쁘지 않아서 그것만 마셨다. 곧 MRT가 끊길것 같다며 일어서는 순수청년을 따라 다 같이 일어섰다. 가능하다면 여행 중에 다시 한번 더 보자는 약속과 함께.


이제보니 100원 언저리의 안주들이네.


딱 18일동안 판매하고 기한이 지나면 폐기 처리한다는 타이완 맥주.


이게 뭐였더라..


이게 막창 볶음.


 민더 호스텔에 돌아와서 급하게 씻고 자리에 누웠다. 같이 방을 쓰는 일본인들은 이미 잠에 든 것 같았다. 조용히 가져간 노트북을 키고 당장 내일 무엇을 해야 할지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보통 대만에 오면 '예스진지' 투어를 많이 한다고 비행기 옆 좌석의 여성분들이나 오늘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여러번 들었던 터라. 투어 검색에 열중했다. 하지만 황금연휴기라 웬만한 버스 혹은 택시 투어 자리는 가득 차있었고 나처럼 투어 예약을 하지 못해 외양간도 못 고치고 있는 소 주인들이 많다는 것을 대만 여행자 카페 글에서 알 수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하던 대로 하자. 내일 아침에 씻고 호스텔을 나서면서 일정이 정해질 것이니까. 혹시 몰라서 검색엔진 링크 중 한 곳 이었던 '대만 놀러왕 택시투어' 에 남은 3일 내로 투어 합류가 가능한지 톡을 날려 놓고 새벽 두 시가 좀 넘어서 잠에 들었다. 

 꼬끼오-꼬!읍! 알람몬님! 제발 입 닥쳐. 급하게 알람을 끄고 주변을 살폈지만 눈보다 빠른 손에 의해 저지한 덕분인지 일본인들은 여전히 들숨날숨이 고르다. 새벽 6시. 빠르게 준비를 시작했다. 잠든 사이 순수 청년의 사진 보내달라는 톡이 와있는게 또 웃음을 터지게 했다. 준비를 마치고 7시가 좀 넘어가는데 대만 놀러왕 택시투어 님께서 카톡 하신다. 


       

Yes!! man! YES!!!! 역시 럭키 가이!!!!!!!


 지금 당장 가능하다며 오늘 출발하는 투어에 합류하라고! 면접 합격 연락만큼 기쁘잖아? 흥분과 기쁨에 오타도 냈다. '신청하고싶습니자'.

오케이 오늘 일정도 정해졌다. 아직 시간도 좀 있으니 느긋하게 남은 준비를 마치고 로비로 내려가 조식을 챙겨 먹었다. 굿굿. 지난밤 묵었던게 나쁘지 않았기에 민더 호스텔에서 하루 더 머물기로 결정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하루씩만 예약. 조식을 담고 있다가 컵이 보지 않자 열심히 조식용 과일을 자르고 계시는 여성 스텝에게 컵이 어디 있는지 물었는데, 대뜸 한국인이냐고 한국어가 날아온다. 오잉? 형 아니, 한국인이 왜 여기서 나와? 그나저나 내 영어 발음은 역시 구수한건지 단번에 한국인인지 맞추네...놀람보단 좌절이 먼저 느껴지는 나였다.

 마찬가지로 약 2주정도 여행 온 여행자인데 숙박을 무료로 해결하면서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아침, 밤으로 잠깐씩 일하고 나머지 시간엔 여행을 다닌다고 한다. 가만히 지켜보니 중국어 일어 영어는 기본적으로 능하시고. 포스는 러시아어부터 해서 타일러 이상의 수준이실듯. 세상엔 역시 다양하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도 저렇게 여행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존경 눈빛 3분간 쬐어주고 채비를 마무리 짓고 호스텔을 빠져 나왔다. 


 

민더 호스텔의 아침.


조식 뭐 별거 있나? 이정도면 진수성찬.



 날씨가 엄~청 좋았다. 덥긴 했지만 하늘이 정말 맑아서 폰을 갖다 대는대로 그림이었다. 시먼역에 가니 이미 택시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스타랙스 크기의 밴 택시. 택시기사님은 매너 있어 보이는 키가 크신 중년 아저씨. 다른 여행자들은 이미 도착해 차에 타 계셨다. 뒷좌석이 만석이라 앞 보조석에 탈 수 밖에 없었다. 차가 출발 하고 슬쩍 뒤를 돌아보는데, 남녀 짝 남녀 짝. 오잉? 나 커플 사이에 낀 거야? 그럼 그렇지 어쩐지 잘 풀린다 싶었어.. 그래도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고. "저..혹시 전부 커플이신가요?하하.." 물었더니 정말 다행히도 저 구석에 혼자 오신 여성 한 분이 계신다. 오늘 두 번 감사합니다. 하느님. 예스진지 투어의 첫 코스. 예류로 출발!



매일 여행 출발 하면서 셀카 인증샷 남기기.


빨리 놀러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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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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