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여행] 하나부터 열까지 꿀잼. 동갑내기 친구와 라오스 여행(2)_카약.액티비티.동굴튜빙.방비엥인.블루라군.마사지.
그저그런 맛의 점심 식사를 마치고. 얼마 쉬지 못해 강 둑으로 나와야 했다. 카약 타기 코스가 곧바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나씩 노를 나누어주며 간략하게 노를 젓는 방법을 교육하고는 2인 혹은 3인 1조가 되어 하나둘 카약에 오르기 시작했다. 라오스 와서 드디어 물놀이를 하는구나 싶어 상당히 들뜨기 시작. 처음엔 허둥지둥 했지만 금방 방법을 터득한 후 호기 가득 찬 청년 둘 답게 열심히 노를 저었다.
하나-둘- 하나- 둘. 쭉쭉 앞으로 나가다가도 오른팔 힘이 더 강해서 그런가 자꾸 카약이 왼쪽으로 치우쳐진다. 결국 왼쪽 두 번 오른쪽 한 번의 차례로 노를 젓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균형이 좀 맞았다. 쓸데없는 승부욕 폭발! 하나-하나-둘! 팔이 부러져라 젓고 또 저었다.
지금 보니 몹시 부끄럽구나.
야!
그냥 저어서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재미없다. 같이 출발했던 수많은 카약들이 근접해오면 우린 가지고 있는 노로 상대 카약의 사람들에게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물 뿌리기의 시작은 라오스 현지인들이었지만 나중엔 우리가 가장 신나 있었다. 어릴 때나 커서나 물놀이가 제일 재밌어. 늘 새로워! 짜릿해! 그제서야 진짜 라오스에 온 실감이 났다. 누구나 갖고 있을법한, 젖어야만 솟구치는 엔돌핀이 그곳에 있었다.
물살이 빠른 곳이 있고 잔잔한 곳이 있어 그 경계가 가장 스릴 있었다. '야! 왼쪽! 왼쪽!' '저기 누나들 간다. 붙어!' 옛 소독차 꼬리 꼬마들의 귀환이었다. 몇 카약은 뒤집히기도 하고 엉뚱한 곳을 들이받기도 하며 생각보다 긴 강을 한 없이 내려가다 보면 구름이 군데군데 낀 리버뷰가 또 노 젓기를 잊게 하기도 했다. 강변엔 건물들이 간간히 위치해있었고 그곳 아주머니가 큰소리로 컴인! 비어! 외쳐 댔다. 마음 같아선 들르고 싶었지만 투어를 이탈 할 수가 없었다.
캬--
노매너
거추장스러운건 가려야 매너지.
한참을 가고 있는데 투어 가이드 중 한 분이 카약들을 한 쪽을 이끈다. 카약 코스 중간에 동굴 튜빙 코스 장소가 있는 모양이었다. 카약들을 한 곳에 정박하고 흙길을 얼마 걷지 않아 물이 안으로 흐르는 동굴 입구가 나타났다. 그 앞에서 핼멧에 장착 할 수 있는 미니 랜턴을 나눠 받고, 대기 시간이 있어 같이 있던 일행들과 서로 사진 찍어주고 놀았다. 잡담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하나둘 동굴로 사라져간다. 둥둥 떠다니는 튜브를 하나씩 잡고 그 안에 엉덩이만 푹 젖게 넣은 채 앉아서는 설치되어있는 외줄을 양 손으로 잡아 당기며 동굴 안으로 진입하는 구조였다. 처음에는 축축하니 차갑게 식어가는 궁둥짝의 마냥 좋지만은 않은 감촉에, 두 번째로는 외줄을 잡고 있다고 쳐도 이리저리 움직이고 돌아가는 튜브에 놀라 당황스러워 하다보면 동굴 튜빙에 하나둘 익숙해져간다. 나름 색다른 경험에 재밌어하며 더욱 깊숙이 들어갔다.
깜깜한 동굴 속 어둠을 머리에 달린 작은 랜턴 하나에 의존한 채 열심히 줄을 잡아 당기다 보면 물길이 끝이 난다. 그리고 난데없이 철제 계단이 갑툭튀. 튜브를 벗어 던지고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이제부터가 진짜 동굴임. 마치 튜빙은 초입에 재미를 위해 설치해 놓은 것 마냥. 늘 아쉽던 츄잉껌의 단물처럼 튜브를 떠내보내고 질겅질겅 걸어서 들어가는 코스가 훨씬 많다. 곳곳에 나타나는 종유석과 특유의 미끄러움으로 수 차례 넘어지고 잡아주고 비명 섞인 웃음 합주를 듣다 보면 죠 위에 밖으로 나가는 작은 숨구멍이 나타난다. 코 속의 탈출을 감행하는 콧털 마냥 하나씩 그렇게 삐져나오면 된다. 끝났네.
어둠속에서 촬영은 무용지물이어서 사진이 없다.
동굴 입구
꽃몽네 다섯 팸
다시 카약을 타고 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부쩍 높아진 기온에 적응한 것인지 물이 상당히 차게 느껴진다. 또 한참을 내려 가다보면 가이드들이 카약을 다시 불러 모은다. 아무래도 도착 지점인듯. 카약에서 내린 사람들은 손목에 써진 표시에 맞게 여러 대의 뚝뚝에 나뉘어 태워진 채 그곳을 빠져 나간다. 이쯤되니 왠지 모르게 기진맥진. 마지막 코스인 블루라군으로 향하는 뚝뚝 안이었다.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을 보신 분들은 블루라군을 기억하고 있으리라 예상해본다. 에메랄드 빛 물 색깔과 계곡처럼 우거져있는 나무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누가 뭐래도 다이빙이 가능하게끔 만들어 놓은 설치대였다. 이미 많은 서양인과 아시아인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고 몇몇은 다이빙을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막상 다이빙 하는 것을 보니까 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일단 배가 고팠던 우리는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먹을 것을 좀 먹기로 했다.
무얼 시켰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소스에 찍어 먹는 튀김류, 쌀국수 고기 볶음 등을 시키고 맥주 하나씩 걸쳤다. 적당히 먹고 계산 하려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나왔다. 사실 그곳이 라오스에서 무언가를 직접 사먹는 첫 경험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엔 비싼지 모르고 계산하고 나왔는데 라오스 여행을 하면 할 수록 완전 바가지였다는 것을 알았다.
대강 배를 채우고 우리도 드디어 입수! 물에 떠있는 것조차 왜 이렇게 무서운건지. 수영 헛 배웠다. 서양인들은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는 것인지 하나같이 수영을 잘하더라. 구명 조끼 입고 노는 거라서 별일은 없었지만 괜히 구명조끼 한번 벗었다가 뉴스 나올뻔하기도. 일행들과 영상 하나 찍자며 차례로 물 속으로 점핑 하거나 물장구 치거나 하고. 그리 대단하진 않아도 꺄르르 거리며 잘 놀았다.
그 유명한 블루라군과 다이빙 나무.
아무거나 갖다 달랬더니 와인?
쌀국수
이름 기억이 안난다.
뚝뚝을 타고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시간에 맞춰 집합 장소로 향했다. 다음 날도 물놀이는 충분히 할 수 있기에 아쉬움은 없었다. 물론, 다이빙 나무에서 점프 한 번 못해본 것이 좀 아쉬웠지만 상당히 무서우니까. 스스로와 타협하기로. 아침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체험하고 투어하다보니 투어가 끝날 무렵이 되자 다들 하나같이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방비엥 메인스트리트에 도착해서, 당장 오늘 묵을 숙소도 잡지 못한 우리는 이미 숙소를 예약해둔 다른 일행들과 헤어지고 유명한 한인 게스트하우스 중 한 곳인 '방비엥인'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뭐, 당연한 결과였지만 역시나 남은 방이 없다는 검은 선글라스에 수염을 말끔하게 기르신 호스트 형님. 바로 옆에 있는 호스텔도 나쁘지 않으니 방비엥인에서 추천해줬다며 가보라고 하신다. 딱히 숙소 상태에 대해 고려 하는 점이 별로 없는 우리 둘은 그렇게 가격이 나쁘지 않은 투베드의 룸을 잡을 수 있었다. 짐을 풀고, 이곳 생과일 주스가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숙소 근처의 노점상 거리에서 하나씩 사먹었다. 친근한 이미지의 아주머니들이 짧은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하는 곳이었다. 꽃보다 청춘 때문인지 여러곳에 한국어 메뉴판과 '이모네' 라는 가게 이름이 보였다. '대박' '존맛' 등의 신조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생과일 주스는 직접 제조하는걸 보니 맛이 없을 수 없게 털어 넣드만. 양도 가득하고. 손맛이....그 검은... 손가락 맛이....일품인. 크흑. 그래 이게 현지의 맛이지! 하며 쯥쯥 빨아댔다.
숙소 체크인
손..손맛이!!! 쿨럭!
양이 어마어마해서 손 다 젖고
저녁 식사는 함께 했던 일행들과 두어시간 후에 함께 하기로 했기에 중간에 붕 뜬 시간을 마사지로 채우기로 한 우리. 방비엥인 털보 호스트형님께 마사지샵 추천을 부탁 드렸더니 그리 멀지 않은 곳을 친절히 알려주셨다. 다른 마사지 샵에 비해 상당히 넓고 깔끔하게 잘 해 놓은 마사지 샵이었다. 마사지 주문을 마치고 나니 한쪽으로 우리를 이끌어 따뜻한 물이 담긴 대야에 발을 담그게 했다. 손으로 몇 번 주물주물 하시더니 발을 닦고 방으로 인도한다. 그렇게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한 시간 동안 이리저리 짓눌리고 꺾이고 뒤틀리면 된다. 음.. 적당히 좋았다. 그래도 베트남보다 나은 듯.
뜨신 물이 최고여..
이분이다. 한 시간 동안 수고해주셨던.
안마사들은 안마사들끼리 얘기하면서 능수능란하게 하더라.
마사지가 다 끝나고. 약속된 시간이 되어 미리 다른 일행들이 들어가 있다는 음식점으로 급하게 향했다. 주변은 어두워지고, 또 다른 모습의 방비엥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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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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