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제주도 스쿠터 여행 - ①




2월 25~27일 2박3일간의 제주도 스쿠터 여행을 다녀왔다.


계기는 별거없다. 제주도 스쿠터여행에 대한 막연한 꿈을 꾸던 어느날 핸드폰에 쿠팡 알림으로 이스타항공에서 특가로 제주 항공권을 팔고있다는게 뜬 것. 나야 워낙 즉흥적이고 저질러보는 타입이기때문에 고민없이 날짜를 골라잡았다.


그런데 기가막히게도 여행 한 가운데날이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기대감보단 걱정, 절망감을 잔뜩 집어먹고 출발했던것 같다.













다 용서된다.  꿈의 섬 제주도.




이번 여행을 한문장으로 축약해보자면, 


제주도니까 용서 할 수 있었던 비바람 속 스쿠터여행. 정도로 잡을 수 있겠다.




이번여행에서 내가 따지는 몇가지.


- 저가 여행

- 홀로 여행

- 해안 도로를 따라 이동할 것

- 박물관은 왠만하면 생략. 실속 없을 것 같고 자연절경이 우선적임

- 스쿠터로 이동한다. 비가 와도!

- 맛집은 모르겠고 두가지만 먹고오자. 고기국수, 흑돼지 고기.

- 미리 숙박을 예약하지 말 것. 스쿠터 타다 어디서 어두워질지 모르니.




아침일찍 `근거는 없지만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공항 갈 준비를 하고있는데 이스타항공에서 문자가 왔다.













김포공항 근처가 미세먼지와 안개로 비행기가 이륙도 못하고 있다는것!










전주에서 군산공항가는 버스가 얼마없기에 먼저 가서 기다리기로 결정.

비행기는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이나 지연되서야 이륙할 수 있었다.







탑승수속을 받고 탑승대기중인데 스튜어디스 한분이 지연으로 짜증나있는 사람들 앞에 나와 외쳤다.


"이스타항공은 6주년을 맞아 좌석표 추첨을 통해 상품을 드리고있습니다. 두분을 추첨해 제주도 `박물관은 살아있다` 트릭아트 박물관 입장티켓을 드리겠습니다."


트릭아트 박물관이라.. 그 SNS에 자주 올라오는 착시효과를 이용해 사진찍고 그러는건가싶어 어차피 혼자가는데 누가 찍어줄사람도 없고 필요도 없겠다싶었다. 분명 되지도않을것이고..가 아니었다.



" 좌석 4D! **고객님 안계십니까?"




저 여자는 분명 내 이름을 부르고있었다 ; 


솔직히 나가서 받아오기 싫었지만 여행하다가 만나는 커플이나 친구끼리 온 여행객 있으면 주자는 생각으로 받아왔다.

박물관은 이번 여행에서 계획이 없기도하고 실속도 없다고 생각하니까.










줄거면 숙박권 같은거 주지..계륵이야.








제주도 공항에 도착한건 오후 5시가 다되서였다.

미리 알아봐두었던 탐라스쿠터 대여점에 연락하여 픽업을 신청했고 몇분 있다가 픽업용 모닝이 도착했다.



대형운전면허증을 보시고는 운전병이었냐며 대화를 건네시는 사장님(?). 당신도 공군 운전병 출신이라며 살갑게 대해주셨다. 대화 몇마디로 무얼 느끼셨는진 몰라도 내가 성격이 좋아보인다는 사장님은 대여점 옆 골목에서 한바퀴 돌고 오라며 나와 스쿠터를 놓고 사라지셨다. 대형버스도 몰면서 무슨 운전교육이냐며..



내 인생 첫 스쿠터 운행은 생각보다 정!말!로! 쉬웠다. 보조바퀴 달린 네발 자전거를 타는 느낌이랄까? 



대여료는 48시간에 36,000원. 자차보험비가 하루당 만원 해서 2만원 추가지불했다. 

지금 후기 쓰면서 하는 말이지만 자차보험비는 그닥 소용이없었다. 위험했던 적은 커녕 스쿠터는 한번도 쓰러진적이 없었으며 비바람 속에서도 굳건했다(나의 경우엔). 보험이라는게 예방 차원에서 하는 것이니까 아예 소용없었다고는 못하겠다. 










2박 3일동안 쌩쌩하게 달려 준 보라빛 시트의 50cc 스쿠터.








보통 제주도를 크게 12시방향에서 서쪽으로 출발해서 6시방향(서귀포시)을 지나 동쪽찍고 돌아오는 식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여행 하는 편이라고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어떤 분은 청개구리심보로 팁에대한 몇가지(위의 여행방향을 포함해)를 반대로 했다는데, 개인적으로 서쪽에서 동쪽이 나은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한다는 가정하에 차량은 오른쪽 도로로 달리기때문에 오른쪽에 바다를 끼고 달려야 더욱 제대로 감상하며 여행 할 수 있다는 것.







가장 가까운 용두암으로 우선 향했다.












날씨가 흐렸다ㅠ 








용두암에서 출발해서 좀만 달리니까 금새 어두워졌다.

해안도로를 달려도 어두워서 바다의 절경이 제대로 보이지않아 많이 아쉬웠다.














낮에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밤바람에 몸이 차가워질때 쯤 발견한 게스트하우스에 연락했더니 다행히도 자리가 있었다. 편의점식을 사서 들고 게스트하우스 휴게실에 들어갔다.











휴게실에는 30대의 남녀 한쌍이 안주에 막걸리를 마시고계셨다.

우도 특산 땅콩막걸리라며 한잔 하라고 권하는 두분. 자연스럽게 제주도 얘기가 꽃 피고 여러가지 팁을 들을 수 있었다. 남자분은 오토바이에 정통하신 분이셔서 스쿠터에 대해 여러가지 알려주셨다. 


하나둘 사람이 모이더니 10명정도가 서로 처음보는 사이면서도 제주도를 화두로 왁자지껄했다. 

9시쯤 되서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와 다음날 여행을 계획하며 스마트폰을 두드렸다.









이날 하루 처음 해본 것들이 참 많다.

비행기 처음 타보고, 혼자여행도 처음이며, 스쿠터도 처음 타봤다. 게스트하우스 이용도 처음이었다.


제대로된 일상탈출이었다. 






여행 코스






첫째날 - 빨강   둘째날 - 파랑   셋째날 -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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